운전하다 보면 교차로에서 아찔한 순간을 경험할 때가 있죠. 특히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서 내 신호는 초록불인데, 갑자기 다른 차가 빨간불을 무시하고 튀어나오는 경우 심장이 철렁합니다. 이럴 때, 초록불에 진입한 내 잘못도 있는 걸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사례는 군용트럭 운전자가 빨간불에 좌회전하다가 초록불에 직진하던 오토바이와 충돌한 사고입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다쳤고,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군용트럭 운전자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교차로에 비보호 좌회전이나 적색 신호시 좌회전 표시가 없었고, 평소 헌병이 교통정리를 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트럭 운전자가 더 주의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초록불에 교차로를 진입하는 운전자는 다른 차량도 신호를 지킬 거라 믿고 운전해도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빨간불을 무시하고 달려드는 차까지 예상하고 운전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죠.
이 판결의 핵심은 신뢰의 원칙입니다. 교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이 서로 신호를 지킬 것이라고 믿고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신뢰의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예외적인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교차로에서 초록불에 진입하는 운전자에게 과도한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이 사례는 비보호좌회전 표시가 없는 교차로에서 빨간불에 좌회전하던 차량과 초록불에 직진하던 차량의 사고였지만, 대법원은 자신의 진행 방향에 별도의 진행신호가 없는 경우에도, 다른 차량의 신호가 빨간불이라면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고 진행하는 운전자에게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고 명시했습니다. 즉, 신호를 지키고 운전하는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판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민사판례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서 신호를 지켜 운전하는 운전자는, 다른 차량이 신호를 위반할 것까지 예상하고 운전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입니다.
민사판례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에서 초록불에 진입하는 운전자는, 다른 차량이 신호를 위반할 것까지 예상하고 운전해야 할 의무는 없다.
민사판례
교차로에서 녹색 신호에 따라 출발하더라도 좌우를 살피지 않고 다른 차량과 충돌한 경우, 녹색 신호를 받은 운전자에게도 사고 책임이 있다는 판결.
민사판례
녹색 신호에 따라 교차로에 진입하는 운전자는, 신호가 바뀐 후 다른 차량이 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에 진입할 것까지 예상하고 운전해야 할 의무는 없다.
형사판례
녹색 신호에 따라 교차로를 직진하는 운전자는 반대편 차량의 신호 위반 좌회전까지 예상하여 운전할 의무는 없다. 또한, 직진 차량이 과속했더라도 상대방의 신호 위반으로 인한 사고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
형사판례
옛날 도로교통법(2010년 8월 24일 이전)에서는 적색 신호에 우회전하다 사고가 나도, 다른 차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고 우회전하려 했다면 '신호위반'이 아니라는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