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 상소 시 소송비용 부담, 더욱 공정하게!

법원 판결에 불만이 있어 항소했는데, 결과는 기각! 게다가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면 정말 억울하겠죠. 특히 양쪽 모두 판결에 불복해서 상소하는 '쌍방 상소'의 경우, 비용 부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오늘은 쌍방 상소 시 소송비용 부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존에는 쌍방 상소 후 모두 기각될 경우,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즉, 내가 쓴 비용은 내가, 상대방이 쓴 비용은 상대방이 부담하는 것이죠. 얼핏 공평해 보이지만, 불복하는 범위에 큰 차이가 있는 경우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A는 100만 원을 청구했는데 20만 원만 인정받았고, B는 아예 한 푼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둘 다 판결에 불만을 품고 항소했지만 결과는 기각. 이때 A는 80만 원에 해당하는 부분을, B는 20만 원에 해당하는 부분을 다투었는데 소송비용을 각자 부담한다면 A가 훨씬 더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불합리함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불복 범위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쌍방 상소 사건에서 단순히 소송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법원은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1. 불복으로 인한 부분의 소송비용을 불복한 당사자가 각각 부담: 위의 예시에서 A는 80만원 관련 소송비용, B는 20만원 관련 소송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2. 쌍방의 상소비용을 합하여 불복범위의 비율로 안분: A와 B의 소송비용을 모두 합한 후, 불복 범위에 따라 비율적으로 나누어 부담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판단 기준은 소송비용 부담에 대한 민사소송법의 원칙과 함께 소송의 형태, 경과, 상소심의 불복 범위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당사자 간에 실질적인 불합리와 불평등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민사소송법 제98조, 제99조, 제100조) 관련 판례로는 대법원 1991. 9. 24.자 91마277 결정, 대법원 1996. 1. 23. 선고 95다38233 판결, 대법원 2017. 11. 21.자 2016마1854 결정 등이 있습니다.

즉, 쌍방 상소 시 법원은 단순히 '각자 부담'이라는 기계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불복 범위, 소송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다 공정한 비용 배분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억울한 소송비용 부담을 줄이고, 더욱 정의로운 사법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