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전 상속 포기 약속, 효력 있을까요?

아버지를 홀로 모시고 살아오신 질문자님,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형님과 상속 문제로 갈등을 겪고 계시군요. 아버지 생전에 형님이 상속을 포기하기로 약속했지만, 지금 와서 상속권을 주장한다니 얼마나 당황스럽고 답답하실지 짐작이 갑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내용이기에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타깝게도 아버지 생전에 형님과 하신 상속 포기 약속은 법적인 효력이 없습니다.

상속 포기는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와 방식을 따라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단순히 구두로 약속하거나, 생전에 합의했다고 해서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상속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후 (즉,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일정 기간 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민법 제1041조, 제1019조 제1항).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이루어진 약속은 이러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효력이 없습니다.

형님이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셨다는 사실은 분명 고맙고 의미 있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법적으로 상속 포기와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비 지원은 부모님에 대한 부양의무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상속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유류분을 포함한 상속의 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후 일정한 기간 내에만 가능하고 가정법원에 신고하는 등 일정한 절차와 방식을 따라야만 그 효력이 있으므로, 상속개시 전에 한 상속포기약정은 그와 같은 절차와 방식에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9021 판결)라고 판시했습니다.

즉, 형님이 아버지 생전에 상속을 포기하기로 약속했더라도, 아버지 사망 후 법원에 정식으로 상속 포기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비록 도의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어도 말이죠.

힘든 상황 속에서 더 혼란스러우시겠지만, 법적인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와 상담하여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