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8.02.13

민사판례

영업비밀 보호, 어디까지? 기간과 범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

회사의 중요한 자산 중 하나인 영업비밀!  힘들게 개발하고 지켜온 기술이나 정보가 유출되면 회사에 엄청난 손해를 입힐 수 있죠. 그래서 법은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호'라는 게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영업비밀을 언제까지, 어떤 범위까지 보호받을 수 있을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영업비밀 침해, 왜 금지해야 할까?

영업비밀 침해 금지의 핵심은 공정한 경쟁입니다. 누군가 부정하게 영업비밀을 빼돌려 사용한다면, 정당하게 경쟁하는 다른 기업들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하게 되겠죠. 이는 마치 마라톤에서 누군가 몰래 앞서 출발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부정행위를 막고, 피해 기업이 원래의 위치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영업비밀 침해 금지의 목적입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 제14조)

영업비밀 보호, 기간과 범위는?

그렇다면 영업비밀은 언제까지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영업비밀 보호 기간은 '비밀로서 존속하는 기간'입니다. 즉, 더 이상 비밀이 아니게 되면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죠.  핵심 기술이 이미 업계에 공개되어 누구나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 이상 '비밀'이 아니기 때문에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기간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법원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합니다.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16605 판결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고려됩니다.

  • 영업비밀의 내용과 난이도: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일수록 보호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 영업비밀 취득에 소요된 기간과 비용: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기술일수록 더욱 보호받을 가치가 높습니다.
  • 독자적인 개발 또는 역설계에 필요한 시간: 다른 경쟁자가 합법적으로 해당 기술을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고려됩니다.
  • 침해자가 종업원인 경우: 근무 기간, 담당 업무, 영업비밀 접근 정도, 회사 내규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 종업원의 생계 활동 및 직업 선택의 자유: 영업비밀 보호가 지나치게 넓은 범위로 적용되어 개인의 직업 선택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 특허권 등 다른 지적재산권과의 비교: 특허권처럼 존속기간이 정해진 다른 지적재산권과의 균형도 고려 대상입니다.

핵심 정리!

  • 영업비밀 보호 기간은 '비밀로서 존속하는 기간'이며,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결정됩니다.
  • 침해 행위가 있다고 해서 보호 기간이 연장되지는 않습니다.
  • 영업비밀 보호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것이며,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기업은 중요한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내부 규정을 마련하고,  필요한 경우 법적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 또한  이직 시 전 직장의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영업비밀 보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통해 건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과 개인 모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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