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도소매업을 하는 A 회사의 영업과장 B는 휴대폰 판매업자인 C에게 정상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휴대폰을 대량으로 공급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이른바 '덤핑 계약'). 게다가 B와 C는 부가가치세 탈세를 위해 가짜 업체 명의로 거래하는 이른바 '무자료 거래'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A 회사는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C는 B와의 계약은 A 회사를 대표해서 한 것이므로 A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A 회사는 B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까요?
쟁점 1: 영업사원의 권한 범위
B는 A 회사의 영업과장으로서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상업사용인입니다. 상업사용인은 특정 영업에 관한 모든 행위를 할 수 있지만, 그 권한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면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C는 B에게 그런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상법 제15조, 민법 제126조)
법원은 C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덤핑 계약과 무자료 거래는 정상적인 영업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입니다. C는 휴대폰 업계에 종사하면서 B가 그런 계약을 할 권한이 없다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C가 B의 권한을 믿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1966. 1. 31. 선고 65다2295 판결, 대법원 1989. 8. 8. 선고 88다카23742 판결)
쟁점 2: 회사의 사용자 책임
C는 설령 B에게 권한이 없더라도, B의 행위가 외관상 A 회사의 업무처럼 보였으므로 A 회사가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법 제756조)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C는 B의 행위가 A 회사의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습니다. 덤핑 계약과 무자료 거래는 엄연한 불법행위이며, C도 이를 알고 있었거나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A 회사는 B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6. 4. 26. 선고 94다29850 판결,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5다17595 판결, 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19687 판결, 대법원 1999. 3. 9. 선고 97다7721, 7738 판결)
결론
이 사건에서 법원은 영업사원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덤핑 계약과 무자료 거래에 대해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상대방도 그러한 행위가 불법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거래 상대방은 영업사원의 권한을 꼼꼼히 확인하고, 지나치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거래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민사판례
회사 직원이 회사의 허락 없이 계약을 맺었을 때, 회사는 그 계약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 단, 회사 측의 과실이 있거나 상대방이 직원의 권한 없음을 알지 못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예외이다. 또한, 이러한 무효인 계약으로 회사가 이득을 얻었다면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상담사례
권한 없는 영업과장이 영업팀장 행세를 하며 계약을 맺었더라도, 상법상 회사에 직접 책임을 묻기는 어려우나, 민법상 사용자 책임에 따라 납품대금 청구는 가능하지만, 계약 당사자의 과실 정도에 따라 배상액이 줄어들 수 있다.
민사판례
회사 직원이 회사 물품을 거래처에 무상으로 제공한 경우, 그 직원의 행위가 회사를 대리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거래처가 부당하게 얻은 이득을 반환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결입니다.
형사판례
회사가 정한 할인율보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서 물건을 팔았더라도, 그 판매가격이 시장 가격과 같다면 거래처가 이득을 본 것이 아니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민사판례
회사의 영업부 과장이 회사를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권한이 없었을 경우, 회사는 그 계약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까요? 이 판례는 대리권의 종류와 회사의 책임 범위에 대해 다룹니다.
민사판례
다른 회사의 상표를 사용하기로 계약했는데, 알고 보니 계약 상대방에게 그럴 권한이 없었던 경우, 상표 사용료 반환과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또한, 회사 이사가 마치 대표이사처럼 행동해서 계약을 맺었을 때, 회사는 그 계약에 책임을 져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