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에 없는 물건 압수, 그리고 클라우드 압수는 적법할까?

최근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수사 과정에서 전자정보 압수수색에 대한 논란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물건의 압수와 클라우드 압수의 적법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이 사건 피고인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와 연락한 페이스북 계정의 IP 추적 결과, 피고인의 동생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그러나 영장 집행 과정에서 실제 범인은 피고인임이 밝혀졌고, 경찰은 피고인 소유의 휴대전화 등을 영장에 기재되지 않았음에도 압수했습니다. 또한, 피고인은 자신의 휴대전화와 클라우드 계정 정보를 경찰에 임의제출했습니다.

쟁점 1: 영장에 없는 피고인의 물건 압수, 적법할까?

원심은 영장 집행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위법으로 판단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영장에 기재된 범죄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물건만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 대법원은 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며, 설령 현장에서 범인이 다른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영장에 없는 물건을 압수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등 참조)

다만, 이 사건에서는 위법하게 압수된 휴대전화에서 유의미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고, 다른 증거만으로 유죄가 인정되어 판결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습니다.

쟁점 2: 클라우드 계정 정보 임의제출, 적법할까?

대법원은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휴대전화와 클라우드 계정 정보를 제출했으므로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는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대법원 2017. 11. 29. 선고 2017도9747 판결에 따르면, 피의자의 이메일 계정 접근권한에 대한 영장을 통해 원격 저장매체에 접속하여 전자정보를 압수수색하는 것은 적법합니다.
• 이와 마찬가지로, 피의자가 클라우드 접속 정보를 임의로 제공했다면 클라우드에 저장된 정보를 임의제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이 사건은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과정에서 영장주의 원칙과 임의제출의 의미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수사기관은 영장에 기재된 범위 내에서만 압수수색을 진행해야 하며, 피의자의 자발적인 임의제출은 적법한 증거 수집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법조문 및 판례

•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 제106조 제3항, 제108조, 제109조 제1항, 제114조 제1항, 제219조
•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3489 판결
•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도13458 판결
• 대법원 2017. 11. 29. 선고 2017도9747 판결
•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