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9.10.08

민사판례

은행 직원의 배서 위조, 은행은 책임을 져야 할까? - 사용자 책임에 대한 고찰

회사 직원이 잘못을 저질러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 회사도 책임을 져야 할까요? 이는 민법 제756조에서 규정하는 '사용자 책임'에 관한 내용입니다. 오늘은 은행 직원의 어음 배서 위조 사건을 통해 사용자 책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중소기업 사장은 자금난 해결을 위해 약속어음 할인을 원했습니다. 할인을 해주겠다는 사람은 어음 지급을 보장하는 은행의 배서를 요구했고, 중소기업 사장은 평소 거래하던 은행 지점 차장에게 부탁하여 은행 명의의 배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배서는 해당 차장이 임의로 은행의 도장을 찍어 위조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중소기업이 부도가 나자, 어음을 할인해준 사람은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은행 직원의 배서 위조 행위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가?
  2. 대리인의 기명이 누락된 배서는 무효인데, 이 경우에도 은행에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3. 어음 할인을 해준 사람에게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은행 직원의 배서 위조 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은행의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은행 직원의 직급이 '대출담당 차장'이었기 때문에,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그에게 대출, 보증, 어음행위 등의 권한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직원은 거래처의 부도를 막기 위해 배서를 위조했는데, 이는 직무와 관련된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인의 어음행위는 대리인이 기명날인해야 유효합니다 (어음법 제16조, 제77조 제1항). 따라서 대리인의 기명이 누락된 이 사건 배서는 무효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배서가 무효라는 사정만으로 사용자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어음상의 책임과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은 그 요건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법원은 어음 할인을 해준 사람에게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은행 직원과의 전화통화로 배서의 진정함을 확인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결론

법원은 위와 같은 이유로 은행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즉, 은행은 직원의 배서 위조 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참고 법조항 및 판례

  • 민법 제756조 (사용자 책임)
  • 어음법 제16조 (어음행위의 방식)
  • 어음법 제77조 제1항 (배서의 방식)
  • 대법원 1998. 7. 24. 선고 97다49978 판결
  • 대법원 1998. 10. 27. 선고 97다47989 판결
  •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39930 판결
  • 대법원 1999. 3. 9. 선고 97다7745 판결

이 사건은 사용자 책임의 범위와 요건을 명확히 보여주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직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사무집행과 관련되어 보인다면, 설령 직원의 행위가 무권대리라 하더라도 사용자는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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