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에서 안전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회사의 대표이사가 여러 가지 혐의로 처벌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등 죄명도 다양하고 복잡해서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오늘은 이러한 혐의들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그리고 왜 한꺼번에 적용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A 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B는 작업장 안전관리에 소홀했습니다. 그 결과, 하청업체 C 소속 근로자 D가 크레인 작업 중 섬유벨트가 끊어져 낙하물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B는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쟁점: 여러 죄목이 적용되는 이유 - 상상적 경합
이 사건의 핵심은 B에게 적용된 세 가지 죄목이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는 점입니다. 상상적 경합이란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형법 제40조) 여기서 '하나의 행위'는 법적인 판단을 떠나 사회 통념상 하나로 볼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법원은 B의 행위, 즉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것을 '하나의 행위'로 판단했습니다. 비록 여러 법률에 따라 다른 죄목으로 처벌받지만, B의 안전관리 소홀이라는 근본적인 행위는 하나라는 것입니다.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법률에 저촉되는 상황입니다.
법원의 판단 이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B의 행위를 상상적 경합으로 판단했습니다.
목적과 보호법익의 유사성: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업무상과실치사죄는 모두 근로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법의 이름과 내용은 다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다는 것이죠.
행위의 동일성: B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작업계획서 작성 등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고를 발생시켰습니다. 이러한 안전조치 소홀은 시간적, 장소적으로 동일한 맥락에서 이루어진 하나의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주의의무의 일치: B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 및 경영책임자로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는데, 이 의무는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업무상과실치사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결론
이처럼 중대재해 관련 사건에서는 여러 법률 위반 혐의가 상상적 경합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기업의 안전관리 소홀이라는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법률에 저촉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판례를 통해 기업 관계자들은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형사판례
건설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현장소장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면, 같은 행위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는 다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
형사판례
회사 대표가 인화물질 저장소 허가를 받지 않은 것(소방법 위반)으로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이후 같은 장소에서 인화물질 이송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하여 사람이 다치고 재산 피해가 생긴 사건(업무상 과실치상·실화)에 대해, 이전 약식명령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 즉, **이전의 소방법 위반과 이후의 업무상 과실은 서로 다른 죄**라는 판단.
형사판례
사업주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안전조치 미흡으로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방치한 경우, 직접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
민사판례
다른 회사 직원의 과실로 산재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근로복지공단이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지연손해금은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결입니다.
민사판례
회사와 제3자가 함께 잘못해서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근로복지공단은 제3자에게 산재 보상금 전액을 청구할 수 없고, 회사의 책임만큼을 제외한 금액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판례
사업주는 하청업체 직원이 아니라 자신의 직원이 하청업체의 작업을 감독하는 경우에도, 그 감독 작업에 위험이 있다면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