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퇴사 후 경쟁사를 차리는 상황,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하는 일입니다. 특히 회사의 핵심 기술이나 영업 비밀을 가지고 나가 경쟁하는 경우, 원래 회사 입장에서는 큰 손해를 입게 되죠. 그렇다면 이런 경우, 퇴사한 직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최근 비슷한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소개
A 회사는 직원들과 '퇴사 후 3년 동안 회사의 제조 기술 및 영업 비밀을 활용하거나 누설하지 않고, 동종 업계 경쟁사에 취업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밀유지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퇴사한 B와 C가 A 회사와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경쟁사를 설립했습니다. A 회사는 B와 C를 상대로 '부정경쟁행위금지가처분신청'을 했고, B와 C는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영업 비밀을 침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약속을 어길 경우 5천만 원을 배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도 B와 C의 회사는 같은 제품을 계속해서 판매했습니다. 이에 A 회사는 약속대로 5천만 원을 청구하려고 합니다. 과연 가능할까요? 그리고 이런 합의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닐까요?
법적인 판단
이런 경우, 핵심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입니다. 판례에 따르면, 경업금지약정이 있더라도 근로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면 무효입니다 (민법 제103조). 약정의 유효성은 ①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영업비밀 등), ②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③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대상 직종, ④ 근로자에 대한 대가 제공 여부, ⑤ 근로자의 퇴직 경위, ⑥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또 다른 판례에서는 회사가 특수한 기술상의 비밀정보를 가지고 있고, 퇴직 사원이 이를 침해한 경우, 침해행위중지 및 위반 시 손해배상 약정을 하는 것이 직업선택의 자유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다8229 판결).
결론
위 사례에서 A 회사는 B와 C가 회사의 기밀을 이용해 경쟁사를 설립하고, 동일한 제품을 제조·판매함으로써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B와 C도 이를 인정하고 손해배상 약정을 했기 때문에, A 회사는 약정된 5천만 원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민사판례
퇴사 후 경쟁회사를 차린 직원이 이전 회사의 정보를 이용해 영업활동을 했더라도 해당 정보가 업계에 널리 알려진 것이거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라면 영업비밀 침해나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
민사판례
회사의 중요한 영업 비밀을 알고 있는 직원이 퇴직 후 경쟁 회사를 차리거나 취업하는 것을 막는 약정을 했을 경우, 그 약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례입니다. 특히, 회사가 가진 기술이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가진 영업 비밀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민사판례
명예퇴직 시 '경쟁업체 재취업 시 명예퇴직금 반환' 각서를 썼더라도, 단순 재취업만으로는 반환 의무가 없고, 전 직장에서 얻은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전 직장에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야 한다는 판결.
민사판례
회사와 근로자가 약속한 경업금지 기간이라도, 근로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면 법원이 적당한 기간으로 줄일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형사판례
회사를 퇴사한 직원이 재직 중 알게 된 납품가격, 하청업체 정보 등을 이용하여 영업활동을 했더라도, 그 정보가 업계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고, 해당 직원이 그 정보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영업할 수 있었다면 영업비밀로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는 판결.
민사판례
회사가 직원과 전직금지 약정을 맺지 않았더라도, 직원이 회사의 영업비밀을 유출할 우려가 크다면 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라 전직을 금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영업비밀 침해 금지 기간과 전직 금지 기간은 직원이 해당 영업비밀을 다루는 업무에서 벗어난 시점부터 계산한다. 단, 퇴직 후 전직금지를 청구하는 경우, 회사가 퇴직 전에 전직금지를 미리 신청할 수 있었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퇴직 시점부터 기간을 계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