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관계자 간 10% 할인 급유, 과연 탈세일까?

오늘은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가격 할인이 부당행위로 간주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핵심은 '경제적 합리성'입니다.

사건의 개요

한국공항(주)는 특수관계에 있는 대한항공(주)에 급유 용역을 제공하면서 다른 거래처보다 약 10% 할인된 가격을 적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세무서는 부당행위계산 및 부당하게 낮은 대가를 받은 행위로 보고 세금을 추징했고, 한국공항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한국공항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부당행위계산 여부:  단순히 특수관계자에게 가격 할인을 해줬다고 해서 무조건 부당행위계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거래의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경제적 합리성'이 있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구 법인세법 제20조, 현행 제52조 참조)

• 부당하게 낮은 대가 여부:  특수관계자 거래에서 '부당하게 낮은 대가'란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줄이기 위해 시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역시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구 부가가치세법 제13조 제1항 제3호, 현행 제13조 제1항 제3의2호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 대한항공은 한국공항 급유량의 50% 이상을 소비하는 주요 고객이었습니다. 대량 거래에 따른 할인은 일반적인 상관행으로 볼 수 있습니다.
• 10%라는 할인율 자체가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한국공항은 할인 후에도 적정 수준 이상의 이윤을 확보했습니다.

즉, 한국공항의 가격 할인에는 충분한 경제적 합리성이 있었고, 조세 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핵심

• 특수관계자 거래라고 해서 모든 할인이 부당행위는 아닙니다.
• '경제적 합리성'이 핵심 판단 기준입니다.
• 거래 규모, 할인율, 수익성 등 구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 법조항 및 판례

• 구 법인세법 제20조 (현행 제52조)
• 구 부가가치세법 제13조 제1항 제3호 (현행 제13조 제1항 제3의2호)
• 대법원 2003. 9. 5. 선고 2002두1892 판결
• 대법원 2000. 11. 14. 선고 2000두5494 판결
• 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누628 판결

이 판례는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서 가격 설정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단순히 특수관계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행위로 몰아가기보다는,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