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허 침해와 합의 위반에 대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복잡한 기술적인 내용과 법리 다툼이 얽혀있지만, 최대한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사건의 발단
원고와 피고는 함께 임업용 기계를 개발하고 수익을 나누기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래플 버켓, 목재파쇄기 등 여러 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죠. 하지만 자주식 목재파쇄기 개발 과정에서 자금 문제로 갈등이 생겼고, 결국 새로운 폐목재파쇄기(이하 '이 사건 폐목재파쇄기') 개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원고는 이 폐목재파쇄기를 다른 회사에 판매하는 계약까지 체결했죠.
그런데 피고는 원고를 상대로 이익금 지급 소송을 제기했고, 소송 중에 양측은 합의를 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피고가 개발한 제품들(그래플 버켓, 목재파쇄기, 자주식 목재파쇄기, 이 사건 폐목재파쇄기)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원고에게 양도하는 대신, 원고가 피고에게 합의금을 지급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피고는 향후 이와 "유사한 동종의 제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부분이 이후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쟁점 1: 특허 침해 여부
원고는 피고가 새롭게 만든 제품(이하 '대상제품')이 이 사건 폐목재파쇄기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허 침해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은 '균등론'입니다. 대상제품이 특허 제품과 완전히 똑같지 않더라도, 핵심적인 기능과 효과가 동일하고, 차이점이 일반적인 기술 수준에서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정도라면 특허 침해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핵심은 '과제 해결 원리가 동일한가'입니다. 대상제품이 특허의 핵심 아이디어를 그대로 사용했는지, 단순히 겉모습만 조금 바꾼 것인지를 따지는 것이죠. (특허법 제135조)
대법원은 대상제품과 이 사건 폐목재파쇄기는 과제 해결 원리가 다르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허의 핵심은 '파쇄해머와 파쇄날의 조합'인데, 대상제품에는 파쇄해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7후3806 판결)
쟁점 2: 합의 위반 여부
원고는 설령 특허 침해가 아니더라도, 대상제품이 합의서에서 금지한 "유사한 동종의 제품"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계약이나 합의 내용이 불분명할 때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대법원은 계약서 문구뿐 아니라 계약 당시 상황, 목적,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민법 제105조, 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668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8다90095, 90101 판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유사한 동종의 제품"이란 합의서에 명시된 4개 제품과 균등한 제품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합의금 액수, 합의 배경 등을 고려했을 때, 피고에게 무한히 경쟁을 제한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 것이죠. 결국 대상제품이 특허의 보호범위에 속하지 않는 이상, 합의 위반도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결론
이 판례는 특허 침해와 합의 위반의 경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단순히 유사해 보인다고 모두 특허 침해나 합의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며, 기술적인 분석과 계약 해석을 통해 꼼꼼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민사판례
특허의 일부 구성이 다르더라도 핵심 기술사상이 같고, 그 차이가 일반적인 기술자가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정도라면 특허침해로 인정될 수 있다. 특허침해 금지 소송에서는 사회통념상 침해 대상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만 특정하면 된다.
민사판례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똑같이 만들지 않았더라도 비슷하게 만들어 특허의 핵심 아이디어를 베꼈다면 침해로 볼 수 있는데, 이를 "균등침해"라고 합니다. 이 판례는 균등침해가 성립하기 위한 세부적인 조건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허판례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비교 대상 제품이 특허의 모든 구성 요소를 그대로 포함하지 않더라도, 변경된 부분이 특허의 핵심 원리를 해치지 않고, 전문가가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변경이라면 침해로 인정될 수 있다는 판결.
특허판례
이 판결은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적용되는 '균등론'의 세부적인 기준과, 균등론 적용 시 구성 변경의 용이성을 판단하는 기준 시점, 그리고 특허 출원 과정에서 특정 구성을 의도적으로 제외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특허판례
물건 발명 특허에서는 제조 방법이 아니라 최종 제품의 구성이 중요하다. 따라서 특허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다는 최종 제품이 특허받은 물건과 같은 구성을 갖는지가 핵심이다.
특허판례
치열교정용 브래킷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대법원은 확인대상 발명(피고의 제조방법)이 특허발명(원고의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즉 특허 침해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두 발명의 '과제 해결 원리'가 동일한지, 그리고 확인대상 발명이 특허발명과 비교하여 '균등한' 발명으로 볼 수 있는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