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침해, 어디까지 처벌될까? - 약쑥 훈연제 사례로 알아보는 균등침해

특허권을 가진 발명과 똑같이 만들어 팔지 않았는데도 특허침해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요? 네, 가능합니다. 바로 균등침해 때문이죠. 오늘은 약쑥 훈연제 관련 특허침해 소송 판례를 통해 균등침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균등침해란?

특허는 등록된 발명의 구성과 똑같은 제품만 보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허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베껴서 조금 변형한 제품도 특허침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를 균등침해라고 합니다. 핵심 아이디어를 보호함으로써, 특허권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약쑥 훈연제 사례 분석

이번 사례는 여성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쑥 훈연제에 관한 특허침해 소송입니다. A씨는 특정 약재들을 혼합하고 동결 건조한 약쑥탄을 물에 띄워 사용하는 훈연제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B씨는 A씨의 특허와 일부 구성성분이 다른 약쑥 훈연제를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B씨는 A씨 특허와 약재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B씨의 제품이 A씨 특허를 균등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허법 제225조)

대법원의 판단 이유

대법원은 B씨 제품이 A씨 특허의 핵심 아이디어를 베꼈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제품 모두 약재를 분쇄하여 뭉친 후 동결 건조하고, 물에 띄워 사용한다는 점에서 핵심적인 작용 원리가 같다는 것입니다. 비록 사용된 약재의 종류에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차이는 통상의 기술자가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변형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즉, 약재 종류의 변경은 특허의 본질적인 부분을 변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대법원은 균등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6도9213 판결, 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7후3806 판결 등 참조)

• 과제 해결 원리의 동일성: 침해 제품이 특허 발명과 같은 문제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는가?
• 치환된 구성의 용이성: 특허 발명의 구성을 다른 구성으로 바꾸는 것이 통상의 기술자에게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정도인가?
•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 치환된 구성으로 인해 특허 발명과 실질적으로 같은 효과를 내는가?

결론

이 판례는 특허의 권리범위가 단순히 등록된 구성에만 국한되지 않고, 균등한 범위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특허를 출원할 때는 균등침해까지 고려하여 넓은 범위의 권리 확보를 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또한, 타인의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변형만으로는 부족하고,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차별화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