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8.12.24

형사판례

회사 기밀 빼돌리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 상상적 경합과 영업비밀 취득죄

회사에서 다른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몰래 사용해서 중요한 도면을 자기 컴퓨터에 옮겼다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한 번의 행위로 여러 죄를 저지르면? - 상상적 경합

만약 한 번의 행위로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르게 된다면,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할까요? 이 경우 형법 제40조에 따라 상상적 경합 규정이 적용됩니다. 즉, 여러 죄 중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으로 처벌받게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만 고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죄들의 최소 형량보다 낮은 형량을 선고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행위가 징역 1년 이상의 죄와 벌금 500만원 이상의 죄에 해당한다면, 징역형을 선고하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이 되어야 하고, 벌금형을 선고하더라도 최소 500만원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업무상 배임죄와 영업비밀 국외누설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습니다. 법원은 형량이 더 무거운 업무상 배임죄를 기준으로 처벌하되, 영업비밀보호법에 따라 벌금형도 함께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형법 제40조, 제355조 제2항, 제356조,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제4항)

영업비밀, 언제 '취득'한 것으로 볼까?

그렇다면 영업비밀을 '취득'했다는 것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옛 부정경쟁방지법(2007. 12. 21. 법률 제8767호로 개정되기 전) 제18조 제2항에 따르면, 영업비밀을 '취득'했다는 것은 사회 통념상 그 비밀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사례처럼 다른 직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사용하여 회사 전산망에 접속해 도면을 자기 컴퓨터에 다운로드 받았다면, 비록 나중에 삭제했더라도 이미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영업비밀을 '취득'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영업비밀 취득죄가 성립합니다. (구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679 판결)

판결의 핵심 내용 정리

  • 상상적 경합 시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을 기준으로 처벌하지만, 다른 죄의 최저 형량보다 낮게 처벌할 수는 없다. (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도3160 판결,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도8704 판결)
  • 영업비밀 '취득'은 그 비밀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을 의미한다. 다운로드 받은 후 삭제했더라도 취득죄가 성립한다.

회사의 기밀 정보는 회사의 중요한 자산입니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이를 빼돌리거나 사용하는 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형사판례

퇴사 후 회사 영업비밀 사용, 어디까지 처벌될까?

법 개정 전에 취득한 영업비밀을 개정 후 사용하면 처벌 가능하며, 영업비밀 사용, 취득, 배임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함.

#영업비밀보호법#적용시점#부정사용#취득

형사판례

내 회사 자료, 맘대로 가져가도 될까? - 영업비밀과 업무상 배임

회사 직원이 영업비밀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외부로 반출한 경우, 이 행위가 업무상 배임죄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 판결. 영업비밀의 요건과 배임죄의 고의에 대한 판단 기준 제시.

#영업비밀#무단반출#업무상배임죄#부정경쟁방지법

형사판례

회사 기밀, 함부로 가져가면 절도죄 &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퇴사하는 직원이 회사의 배합비율, 제조공정, 실험결과 등의 자료를 무단으로 가져가는 것은 절도죄이면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러한 자료는 완성되지 않았거나 제3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회사의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비밀 정보라면 영업비밀로 보호받는다.

#기밀자료#무단반출#절도죄#부정경쟁방지법

형사판례

회사 기밀 유출, 죄가 될까? - 영업비밀과 업무상 배임에 대한 법원의 판단

회사 직원이 회사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했을 때, 그 자료가 영업비밀이나 회사의 주요 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영업비밀보호법 위반이나 업무상배임죄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판결.

#자료 무단 반출#영업비밀#업무상배임죄#영업비밀 성립요건

형사판례

내 회사 자료, 맘대로 가져가도 될까? - 영업비밀과 업무상 배임에 대한 이야기

이 판례는 회사 직원이 회사 자료를 무단으로 반출했을 때, 그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회사 자료 무단 반출#영업비밀#업무상배임죄#성립 요건

형사판례

회사 기밀, 외부로 보냈다고 무조건 범죄일까? - 영업비밀 취득의 의미

회사 직원이 이미 알고 있는 회사 영업비밀을 회사 이메일에서 개인 이메일로 옮긴 행위는 '영업비밀 취득'으로 보지 않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아니다.

#영업비밀#취득#이메일#부정경쟁방지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