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9.12.10

민사판례

회사 대표가 개인 이름으로 계약하면 누가 책임질까?

회사 대표가 회사 일을 하면서 개인 이름으로 계약을 했을 때, 과연 그 계약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회사일까요, 대표 개인일까요? 오늘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이 흥미로운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A 회사의 대표 B는 C 회사로부터 건설공사를 하도급 받았습니다. 그런데 B는 A 회사 이름이 아닌, 자신의 개인 이름으로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 회사는 이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D에게서 구매했고, D는 A 회사로부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하자 C 회사를 상대로 돈을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B가 개인 이름으로 계약했지만, 실제로는 A 회사의 일을 한 것이라면, C 회사는 누구에게 물품 대금을 지급해야 하는가?"입니다. A 회사에 지급해야 할까요, 아니면 B 개인에게 지급해야 할까요?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법리와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 계약 당사자의 결정: 누가 계약 당사자인지 판단하려면 먼저 계약 당사자들의 의사가 일치하는지 봐야 합니다. 만약 의사가 일치한다면 그 의사대로 당사자가 정해집니다. 하지만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계약의 종류, 내용, 목적, 체결 과정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볼지 판단해야 합니다 (민법 제105조, 대법원 1995. 9. 29. 선고 94다4912 판결,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3897 판결).
  • 대리인을 통한 계약: 대리인을 통해 계약할 때, 상대방이 대리인을 통해 본인과 계약하려는 의도였다면 대리권이 있든 없든 본인과 상대방이 계약 당사자가 됩니다 (민법 제114조, 대법원 2003. 12. 12. 선고 2003다44059 판결).
  • 상행위의 대리: 상행위에서 대리인이 본인을 위한 것임을 밝히지 않았더라도 그 행위는 본인에게 효력이 있습니다 (상법 제48조 본문).

이 사건에서는 B가 A 회사의 대표로서 회사를 위해 일한 것이므로, 비록 B 개인 이름으로 계약했더라도 실제 계약 당사자는 A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C 회사는 A 회사에 물품 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결론

회사 대표가 개인 이름으로 계약하더라도, 실제로는 회사를 위해 한 일이라면 그 계약의 책임은 회사가 지게 됩니다. 이번 판례는 회사와 대표자 개인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상담사례

남의 이름으로 계약했는데, 문제 생기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타인 명의로 계약 시 실제 사업 운영자와 명의 대여자 모두에게 계약 책임을 물을 수 있으므로, 계약 상대방의 신원과 계약 내용을 명확히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명의대여#계약분쟁#책임소재#실질적 당사자

민사판례

과장님이 계약했는데 회사는 책임 없다고? 대리권과 사용자 책임에 대해 알아보자!

회사의 영업부 과장이 회사를 대리하여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권한이 없었을 경우, 회사는 그 계약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까요? 이 판례는 대리권의 종류와 회사의 책임 범위에 대해 다룹니다.

#표현대리#부분적 포괄대리권#직함과 대리권#사용자책임

민사판례

내 이름으로 계약했는데, 내 계약 맞아? 타인의 이름으로 계약할 때 계약 당사자는 누구?

다른 사람 이름으로 계약하거나 대리인을 통해 계약할 때, 실제 계약 당사자를 누구로 볼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 판례입니다. 핵심은 계약 당사자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고, 의사가 불분명할 때는 계약의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볼지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계약 당사자#타인 명의 계약#대리#의사표시

민사판례

가짜 대표가 회사 돈 받았다면? 회사 책임 물을 수 있을까?

이 판례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 회사 대표이사처럼 행세하며 계약을 맺었을 때, 회사가 그 계약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리고 회사가 받은 돈을 돌려줘야 하는지에 대한 판결입니다. 특히 가족회사에서 가족 구성원이 부적절하게 대표이사처럼 행동한 경우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합니다.

#표현대표이사#자격 없는 대표이사#계약#회사 책임

민사판례

남의 이름으로 계약하면 진짜 계약 당사자는 누구일까?

건설 면허가 없는 회사가 면허가 있는 회사의 명의를 빌려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한 경우, 실제 공사를 진행한 면허 없는 회사가 계약 당사자로 인정된 사례.

#명의대여#건설면허#계약당사자#실질적 계약관계

민사판례

회사 대표의 맘대로 보증? 회사에 책임 물을 수 있을까?

회사 대표가 권한 없이 회사 이름으로 보증을 섰을 때, 거래 상대방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그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몰랐다면, 회사는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

#대표이사 월권#회사 책임#상대방 주의의무#중대한 과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