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명의 도용, 사문서 위조죄일까?

오늘은 회사 명의 도용과 관련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회사를 인수하면서 이전 대표의 이름을 계속 사용해도 되는 허락을 받았다면, 그 이름으로 작성한 문서는 모두 유효할까요? 정답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입니다.

이번 사건은 피고인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이전 대표이사의 명의를 계속 사용하기로 승낙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기 행각을 위해 실제로 회사에 근무한 적 없는 제3자의 재직증명서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을 허위로 작성한 사건입니다. 원심에서는 명의 사용에 대한 승낙이 있었으므로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문서 작성 권한을 위임받았더라도, 그 권한을 넘어선 문서를 작성하면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형법 제231조).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문서 작성만을 허락했을 뿐, 사기 목적의 허위 문서 작성까지 허락한 것은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즉,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한 권한 남용이 아니라 위임받은 권한 범위를 벗어난 행위로, 사문서위조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명의 사용에 대한 승낙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승낙의 범위와 목적을 벗어난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은 이 판례를 참고하여 법적 분쟁을 예방하시길 바랍니다.

관련 법조항:

• 형법 제231조 (사문서위조, 동행사) 행사할 목적으로 사문서 또는 그와 비슷한 기타의 문서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형법 제39조 제1항 (판결 확정 후 형의 변경) 판결이 확정된 후 그 선고형을 변경할 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검사 또는 피고인의 신청에 의하여 재판함으로써 형을 변경할 수 있다. 다만, 사형을 선고한 판결에 대하여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
•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2호 (상고이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때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는 그 사유를 이유로 할 수 있다. ... 2. 판결 후 형의 변경이 있는 때

관련 판례:

•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2257 판결
• 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도3191 판결
• 대법원 1998. 2. 24. 선고 97도183 판결
• 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도1368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