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건물에 대한 유치권 행사를 둘러싼 분쟁에서, 회사 직원의 행위가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 사건을 통해 회사 직원의 행위와 권리행사방해죄의 성립요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A 회사의 관리부장인 피고인은 경매를 통해 B 회사가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던 건물을 낙찰받았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B 회사가 건물 출입문에 붙여놓은 유치권 행사 공고문을 떼어내고, 전자열쇠를 부수고 들어가 새로운 열쇠를 설치하여 B 회사의 유치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쟁점 및 법원의 판단
1심과 2심 법원은 피고인이 A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니고, 대표이사와 공모했다는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법인의 대표기관이 아닌 대리인이나 지배인이라도 직무권한 범위 내에서 직무에 관하여 타인이 점유하는 법인의 물건을 취거한 경우에는 권리행사방해죄가 규정하는 ‘자기의 물건을 취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형법 제323조) 즉, 피고인이 비록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회사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아 회사를 위해 행동한 것이므로, 회사 대표이사가 한 행위와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관리부장으로서 회사 업무를 총괄하고 부동산 임대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대표이사로부터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모든 업무 및 권한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는 회사를 위한 행위로 볼 수 있으며, 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자기의 물건'을 취거한 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또한, 대법원은 이 사건과 같이 여러 범죄사실에 대해 일부 유죄, 일부 무죄 판결이 선고되고 쌍방이 상고한 경우,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만 이유 있는 경우에도 유죄 부분과 무죄 부분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면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형법 제37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391조)
관련 법조항 및 판례
이 사건은 회사 직원의 행위라도 직무권한 범위 내에서 회사를 위해 한 행위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또한, 경합범 관계에 있는 범죄사실에 대한 판결에서 일부 무죄 부분에 대한 상고가 이유 있는 경우,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형사판례
회사 대표이사가 직무상 회사 물건을 가져갔더라도, 그 물건을 타인이 점유하고 있었다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
형사판례
건설회사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유치권을 행사하며 점유 중인 주택에, 집주인이 건설회사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들어가 살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
민사판례
회사 대표이사가 회사 업무를 하면서 불법행위를 저지르면 회사와 별도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또한, 경매가 시작된 후에 생긴 유치권은 경매 낙찰자에게 주장할 수 없습니다.
형사판례
타인의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점유를 위탁받은 자가 부동산 소유자의 인도소송에서 소유자 주장을 인정하는 자백을 했다면 배임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자백으로 인해 유치권자에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재산상 손해 발생 위험**이 있는지 엄격하게 따져보아야 한다는 판결.
형사판례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자신 소유의 물건을 숨기는 행위는, 실제로 권리행사가 방해되지 않았더라도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 즉, 물건을 숨겨서 권리행사가 어려워질 '우려'만 있어도 죄가 된다.
형사판례
렌터카 회사 공동대표 중 한 명이 회사 차량을 개인 채무 담보로 제공한 후, 다른 공동대표가 이를 몰래 회수한 행위가 권리행사방해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차량의 소유권이 렌터카 회사에 없었기 때문에 권리행사방해죄는 성립하지 않지만, 차를 담보로 받은 사람의 점유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판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