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자금 세탁 가담자도 배상 책임 있다!

회사 돈을 횡령한 대표이사가 해외로 도피하기 전 지인들에게 자금 세탁을 부탁했고, 이를 도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횡령 사실을 알면서도 자금 세탁을 도왔는데, 과연 이들에게도 법적 책임이 있을까요? 오늘은 횡령 자금 세탁과 관련된 공동불법행위 책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횡령 자금 세탁, 공동불법행위 성립?

네, 성립합니다.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은 횡령 자금 세탁을 도운 사람들도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진다고 판단했습니다. 횡령 자체를 공동으로 하거나 교사·방조한 경우뿐 아니라, 횡령으로 발생한 피해의 발생에 공동으로 관련되어 있어도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횡령범과 자금 세탁 가담자들이 서로 짜고 움직이지 않았더라도, 횡령 자금임을 알고 세탁이나 보관에 관여했다면 횡령 피해 회복을 어렵게 만들어 손해를 지속시킨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750조, 제760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대법원 2001. 5. 8. 선고 2001다2181 판결,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44969 판결)

회사에도 잘못이 있다면?

이번 사건에서는 횡령을 저지른 대표이사가 한 달 동안 여러 차례 회사 돈을 빼돌렸는데도 회사는 이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회사의 부주의도 손해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경우, 가해자의 배상 책임 범위를 정할 때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법 제396조, 제763조, 민사소송법 제134조, 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30113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다51120 판결)

고의적인 불법행위자의 책임 제한은 어떻게?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그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줄여달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공범들은 피해자의 과실을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줄여달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6조, 제760조, 제763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다7768 판결) 다만, 고의적인 불법행위라도 가해자가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지 않는 경우라면, 공평의 원칙에 따라 책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3조, 제396조, 제763조,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6758, 16765 판결)

결론적으로, 횡령 자금 세탁을 도운 사람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을 지게 되지만, 회사 측의 부주의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책임의 범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단, 고의적인 불법행위자의 경우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면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