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각서 사본만으로는 약정금 지급 의무 인정 어려워

오늘 소개할 판례는 각서 사본의 증거능력에 관한 내용입니다. 원고는 피고가 작성했다는 각서 사본을 증거로 제출하여 약정금 지급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원본 제출 없이는 그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피고가 작성한 각서에 따라 약정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원고가 증거로 제출한 것은 각서의 사본이었고, 피고는 원본의 존재 및 진정성립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원고는 끝내 각서 원본을 제출하지 않았고, 원본을 제출하지 못하는 정당한 사유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문서 제출은 원칙적으로 원본으로 해야 하며, 원본이 아닌 사본만으로는 증거로서 부족하다는 판단입니다. 특히 상대방이 원본의 존재나 진정성립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사본만으로는 원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물론 원본 제출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상황이라면 예외적으로 사본 제출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본을 분실했거나, 선의로 훼손했거나, 제3자가 원본을 소지하고 있거나, 원본이 방대한 경우 등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에도 사본을 제출하는 측에서 원본 부제출의 정당한 사유를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각서 원본을 제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원본 부제출의 정당한 사유도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각서 사본은 증거로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355조)

핵심 정리

• 문서 제출은 원칙적으로 원본으로 해야 한다.
• 상대방이 원본의 존재나 진정성립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 사본만으로는 원본을 대체할 수 없다.
• 원본 제출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예외적인 경우라도, 사본 제출 측은 원본 부제출의 정당한 사유를 증명해야 한다. (민사소송법 제288조 [증명책임])

관련 판례

•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6133 판결
•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5다70624 판결

이번 판례를 통해 소송에서 문서 증거, 특히 사본을 제출할 때는 원본 제출의 원칙과 예외, 그리고 증명책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본 제출이 어려운 경우라면 그 사유를 명확하게 소명해야 함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