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7.06.24

세무판례

상속받은 땅, 얼마에 팔았으면 상속세는 얼마일까? - 상속세 계산의 기준, '시가' 이야기

상속세를 계산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바로 상속재산의 '시가'입니다. 시가란 말 그대로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의미하는데요, 이 시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상속세 액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상속받은 땅을 팔았을 때, 그 매매가격을 상속 당시의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 판례를 통해 시가 판단의 기준을 살펴보겠습니다.

상속 후 매매, 그 가격이 바로 시가?

상속받은 땅을 상속 직후에 팔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매매가격이 바로 상속 당시 시가가 될까요?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시가로 본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1995. 5. 26. 선고 94누15325 판결 등) 즉, 상속 후 매매가격이라 하더라도 특수한 사정으로 인해 시장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면, 시가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1개월 후 매매, 시가로 인정받은 사례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에 상속 후 매매가격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을까요? 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원고는 산림보전지역이자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된 임야를 상속받았습니다. 그리고 상속받은 지 약 한 달 후(1개월 22일 후)에 그 땅의 일부를 농수축산물 냉장창고 부지로 매도했습니다. 이때 매매계약은 토지거래허가를 받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조건이었습니다.

법원은 이 사례에서 매매가격을 상속 당시의 시가로 인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해당 임야는 국토이용관리법에 따라 농수축산물 냉장창고 부지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매매가격은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형성된 객관적인 교환가격으로 볼 수 있다.
  • 상속 시점과 매매 시점 사이에 해당 지역 임야의 지가가 하락한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상속 당시 시가보다 높다고 볼 수 없다.
  • 토지거래허가를 받는 즉시 계약 효력이 발생하는 조건은 토지거래허가지역 내 토지매매의 일반적인 조건일 뿐, 매매가격의 객관성을 훼손하는 요소는 아니다.

(참고 판례: 서울고법 1996. 1. 17. 선고 95구4690 판결, 대법원 1990. 6. 26. 선고 89누6907 판결)

시가 판단의 핵심은 '정상적인 거래'

위 사례와 여러 판례를 종합해 볼 때, 상속 후 매매가격을 시가로 인정받기 위한 핵심은 '정상적인 거래' 여부입니다. 만약 상속 시점과 매매 시점 사이에 가격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가격이 하락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매매가격을 시가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구 상속세법시행령 제5조 제1항, 현행 상속세및증여세법 제60조 제1항 참조)

결론적으로 상속 후 매매가격이 무조건 시가는 아니지만, 정상적인 거래임을 입증한다면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상속세 신고 시 시가 판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세무판례

상속재산 평가, 시가가 뭔가요?

돌아가신 분의 재산을 상속받을 때, 실제로 낮은 가격에 팔렸더라도 그 가격이 정상적인 거래 가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세금 계산은 시가(실제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이때, 왜 시가를 적용해야 하는지 증명할 책임은 세무서에 있다.

#상속세#시가#실거래가#저가거래

세무판례

상속세 계산, 시가는 어떻게 정해질까?

상속세를 계산할 때, 상속받은 부동산의 가치는 '시가'를 기준으로 합니다. '시가'는 실제 거래 가격이 우선이지만, 거래 가격이 없다면 감정가격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감정가격이라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된 적정한 가격이어야 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감정가격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개별공시지가를 사용했습니다.

#상속세#부동산#시가#감정가격

세무판례

상속받은 부동산, 6개월 후 팔았는데… 상속 당시 가격으로 세금 내야 할까요?

상속받은 땅을 6개월 뒤에 팔았는데, 그 판매 가격을 상속 당시의 땅값으로 볼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상속일과 판매일 사이에 땅값 변동이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면 가능합니다.

#상속세#땅값#시가#판매가격

세무판례

상속세 계산, 시가가 핵심! 하지만 시가 확인이 어려울 땐?

상속받은 땅값을 계산할 때, 실제 거래가 있었더라도 그 가격이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라면, 정부가 정한 기준으로 세금을 매길 수 있다.

#상속세#토지#시가#개별공시지가

세무판례

상속세 계산, 시가를 먼저 따져봐야죠!

상속재산의 시가를 알 수 없어 보충적인 계산법을 사용했다면, 왜 시가를 알 수 없었는지를 과세관청이 입증해야 한다는 판결입니다. 단순히 거래 내역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는 시가를 알 수 없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상속세#시가#보충적 평가방법#입증책임

세무판례

상속받은 부동산, 몇 달 뒤 팔았다면 그 가격이 상속 당시 시가일까?

상속받은 부동산을 상속 시점으로부터 몇 개월 뒤에 팔았을 때, 그 매매 가격을 상속 당시 시가로 인정받으려면, 그 가격이 일반적인 거래에서 형성되는 정상적인 가격을 반영해야 하고, 상속 시점과 매매 시점 사이에 가격 변동이 없어야 한다.

#상속부동산#시가#매매가격#정상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