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이름, 비슷하면 안 돼요! 상표권 분쟁 이야기

오늘은 비슷한 이름 때문에 생긴 상표권 분쟁 사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CENTOXIN'이라는 새로운 약 이름 때문에 법정 공방까지 간 이야기인데요, 어떤 내용인지 한번 살펴볼까요?

CENTOXIN은 박테리아 감염 치료에 쓰이는 면역치료제의 이름으로 상표 출원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켄독실'이라는 중추신경용 약품 등이 상표 등록되어 있었죠. 두 약 모두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두 약의 이름이 비슷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허청에서는 CENTOXIN이 켄독실과 유사하여 소비자들이 헷갈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상표 등록을 거절했습니다.

CENTOXIN 측은 "CENTOXIN은 '센톡신' 또는 '켄독신'으로 읽히고, 켄독실과는 외관상으로도, 의미상으로도 다르다"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CENTOXIN을 '켄독신'으로 읽을 경우 '켄독실'과 발음이 매우 유사하고, 두 약 모두 질병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소비자들이 약의 출처를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CENTOXIN의 상표 등록을 거절한 특허청의 결정이 정당하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습니다. '신'과 '실'의 미세한 차이라도 의약품처럼 중요한 상품에서는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판례는 구 상표법(1990.1.13. 법률 제4210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제7호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상표의 유사성 판단은 단순히 글자의 모양이나 의미뿐 아니라 소비자가 실제로 상품을 구매할 때 어떻게 발음하고 인식하는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