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링크, 신문 배부 아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선거법 위반 관련해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선거철만 되면 여기저기서 불법 선거운동 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인터넷 시대에 어떤 행위가 불법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번 사건은 피고인이 특정 웹사이트에 글을 올리면서, 특정 후보와 관련된 신문기사 링크를 걸거나 기사 전문을 복사해서 첨부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인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 피고인은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웹사이트에 글을 게시하며, 부산일보의 특정 후보 관련 기사 링크를 걸거나 기사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었습니다. 검사는 이를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 위반, 즉 신문 배부 행위로 보고 기소했는데요.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에 관한 기사를 게재한 신문이나 시사잡지 등을 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배부'란 불특정 다수에게 나눠주는 것을 의미하는데, 대법원은 과거 판례(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0도169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도1938 판결)를 통해 단순히 한 사람에게 교부하더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될 것을 예견할 수 있는 경우에는 배부에 해당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링크를 거는 행위나 기사 전문을 복사해서 붙이는 행위는 신문을 '배부'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넷 링크는 단순히 해당 기사가 저장된 웹페이지 주소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고, 기사 전문을 복사해서 붙여넣는 행위 역시 신문 그 자체를 배부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 것입니다. 즉, 실제 신문을 인쇄해서 나눠주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죠.

따라서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95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신문 배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지지했습니다. 인터넷 시대에 온라인상의 정보 공유와 선거운동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판례는 그 경계를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다른 방식으로 선거운동에 활용된다면 다른 판단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