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름에 숨겨진 비밀, "SPRINTER"는 상표가 될 수 있을까?

자동차 회사들은 자사 제품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멋진 이름을 짓기 위해 고심합니다. 그런데 만약 자동차의 성능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단어를 상표로 등록하려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SPRINTER"라는 단어를 자동차 상표로 등록하려다 문제가 된 흥미로운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SPRINTER"는 무슨 뜻일까?

"SPRINTER"는 영어로 단거리 주자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우리말에서도 외래어로 같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죠. 자동차와 관련해서는 "sprint car"라는 용어가 중형 경주용 자동차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상표 등록 거절, 그 이유는?

다임러 AG는 "SPRINTER"를 자동차 상표로 등록하려 했지만, 특허청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그 이유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때문입니다. 이 조항은 상품의 품질, 효능, 용도 등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기술적 상표)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제품의 특징을 일반적으로 설명하는 단어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해야 하므로 상표로 독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허청은 "SPRINTER"가 자동차의 빠른 속도라는 품질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기술적 상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다임러 AG는 특허청의 결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SPRINTER"가 자동차에 사용될 경우 일반 소비자들은 '가속 성능이 우수한, 매우 빨리 달릴 수 있는' 등의 의미로 쉽게 인식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SPRINTER"는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 에서 정하는 기술적 상표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2후1140 판결,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후1824 판결,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후3042 판결).

결국 대법원은 "SPRINTER"는 자동차의 품질을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기술적 상표이므로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은 제품의 특징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단어는 상표로 등록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