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아들의 폭행, 아버지에게도 책임이 있을까?

자녀가 잘못을 저지르면 부모의 마음은 타들어 갑니다. 특히 미성년 자녀가 저지른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하면, 부모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경우에 부모가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까요? 오늘은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와 부모의 책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 부모는 언제 책임을 질까?

법적으로 미성년 자녀가 책임능력(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자녀 스스로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민법 제750조) 하지만 자녀가 책임능력이 있다고 해서 부모의 책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자녀의 불법행위가 부모의 감독 소홀 때문이라면, 부모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합니다. (민법 제755조 제1항)

즉, 자녀에게 책임능력이 있더라도 부모가 감독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불법행위가 발생했다면, 부모는 일반 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감독 소홀의 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중요한 점은, 부모의 감독 소홀을 주장하는 쪽, 즉 피해자가 부모의 감독 의무 위반 사실과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88조) 단순히 자녀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만으로는 부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피해자는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불법행위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증명해야 합니다.

재수생 아들의 폭행, 아버지의 책임은? (대법원 판례)

한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재수생 아들이 타인을 폭행한 사건에서, 피해자는 아버지에게도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물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버지에게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다13605 판결,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64544 판결 참조)

재수생 아들이 학원에 다니며 수능을 준비하고 있었고, 평소 행실에 문제가 없었다면, 아버지가 아들의 폭행을 예측하고 막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살고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버지의 감독 의무 소홀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결론

미성년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부모의 책임은 자녀의 책임능력 유무와 부모의 감독 의무 이행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녀에게 책임능력이 있더라도 부모의 감독 소홀이 불법행위의 원인이 되었다면 부모도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러한 사실은 피해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자녀의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